잔가지흔 (A Trail of Twigs)










잔가지흔 (A Trail of Twigs)
정효린
Hyorin Jung
ibe576257@gmail.com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분열했다. 그것은 서로 엮이고 흩어지며 거대한 역사를 일궈냈다.
우리는 생명의 껍데기에서 그 역사를 본다. 눈앞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살아온 시간보다 더 긴 이야기를 몸에 지닌 채 태어났다.
지나간 시간의 단면은 땅에 묻힌 조각들에서 엿볼 수 있다. 파내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시간과 마주한다. 오래전에 뻗어 나왔을 이 생명의 가지는 나의 눈에 비친 이 세상과 닮았다. 나와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