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ss

<grass>,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 390×160cm, 2024
<grass>,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 390×160cm, 2024
<grass>,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 390×160cm, 2024

grass

정서한

Seohan Joung

나에게 풀이란 지친 마음에 대한 위안이다. 들풀이 바람에 흔들리고 햇빛을 받는 것을 보고 있으면 지금 떠안고 있는 고민도, 앞으로의 계획도 잘 해결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서 공간을 이동하며 수집한 풀의 이미지들을 하나의 화면에 조합하고 싶었다. 사진을 찍다 보니 점차 나와 풀과의 거리가 가까워지게 되었고, 식물 군집의 중앙을 위에서 바라보는 방식이 되었다. 풀은 위로도 자라지만 첫 풀이 자란 곳을 중심으로 점차 넓게 퍼져 자란다.  

점차 구상적 추상으로 변해가고 있는 작업은 사진을 찍는 과정에 포함된 풀 이외의 사물들에 대한 묘사를 배제하고 대신 빈 공간을 나의 심리적으로 개방된 공간으로 표현해가는 과정이 두드러졌고, 풀과 같은 위치에 존재하던 실재 사물들이 필요성에 따라 심리적인 공간으로 변화되었다. 이 공간들은 내가 풀을 바라보았을 때의 감정과 동일한 선상으로서 표현되며, 풀이 가지는 색과 종류보다는 편안함과 개방감과 같은 비시각적인 감정들에 주목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