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t Yellow











Flat Yellow
이아원
Awon Lee
awonawon1007@naver.com
@awonlee__
23년, K-pop 아티스트 제니의 할리우드 데뷔가 대중을 달구었다. 해당 드라마 내에서 그는 동안의 자그마한 아시안 여성으로서 서구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섹슈얼한 춤을 춘다. 그리고 대중은 그 광경을 관망한다. 20대의 아시안 여성으로 살아가는 나를 둘러싼 세계는 대체로 어느 한구석씩 삐걱댄다.
동맥과 정맥이 난잡하게 교차하듯, 생명력으로 점철된 푸르스름한-분홍빛 신체들은 동시에 온순한 생명력을 거부한 마네킹처럼 존재한다. 농도를 옅게 희석한 분채를 여러 겹에 걸쳐 덧칠하면 장지가 크게 얼룩지며 일률적으로 배열한 익명의 여성 신체를 채워나간다. 반대로 아교의 농도를 아주 진하게 해서 많은 양의 분채와 섞으면 진흙이나 시멘트를 연상하는 되진 질감이 된다. 이를 미장하듯 단번에 펴 바르면 얼마 되지 않는 물기가 빠르게 증발해 두께감 있는 살갗이 된다. 이렇게 칠한 청색의 벽은 아크릴이나 페인트가 연상될 만큼 깔끔하고 고른 발색을 띤다. 서양과 오방색에서의 군청은 성모 등 생명력을 뜻하지만, 내게는 이와 동떨어진 서늘하고 공격적인 색으로 다가왔다. 한 가지 톤으로 밀어버린 군청 빛 레이어는 신체와 산수의 틈을 파고들며 소리 높여 평면성을 주장해댄다.
제목에서 예상되는 노란색은 작업에 등장하지 않는다. 아시안을 속되게 이르는 ‘옐로’와 흩뿌린 여성의 몸, 직관적으로 한국화가 연상되는 화면을 반복적으로 병치했다. 이들 사이에 ‘납작한 소비’라는 이름의 연결점을 찾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