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의 사전적 정의는 ‘잡스러운 풀’이다.

‘잡스럽다’란, 어지럽고 질서정연하지 못한 상태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잡초 더미 사이로 부서지듯 흩어지는 밝은 빛을 보았다. 그리고 얼기설기 얽힌 잡초 더미의 자유로운 몸짓과 섬세한 표정을 만났다. 무의미하게 핀 듯한 잡초는 되려 나를 그 속에서 끊임없이 자유롭게 만든다. 

흐름을 일으키고, 실덩쿨을 뻗어내어 헤엄치고, 또 헤엄쳐본다.

그렇게 잡초의 잡스러움은 세상 모든 것들의 잡스러움을 더없이 가치 있는 존재로 유도한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는 소중하고 의미 있지만 타인에게는 의미 없을 행동이나 존재가 있다. 각자의 잡스러움의 가치를 잡초 속에 떠올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