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 방, 방의 문
The Bonds Formed In Dispersion




문의 방, 방의 문
강이정
Kang Lee Jung
kangyj0303@gmail.com
어떤 여름, 시끄러운 음악과 딱딱한 의자 위에서 급히 음식을 먹고, 조급해지던 마음과 체할 듯이 먹은 음식은 성당의 문을 여는 순간 잠잠해졌다. 문을 열어 다른 공간에 들어갔을 뿐이었지만 이유없던 조급함과 분리되는 경험을 했다.
이러한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문을 단순히 공간을 연결하는 일시적 통로가 아닌 하나의 연결구로 보게 되었고, 문을 열 때마다 곧 나가게 될 공간과 들어가게 될 공간을 인지하고 새삼스럽게 바라보게 된다.
옷장의 문을 열고 옷을 고를 때는 외부에 비춰질 나의 자아 이미지를 선택하는 과정을 겪으며, 냉장고 문을 열 땐 무엇의 허기짐을 달래고자 하는 욕망이 반영되어 있다.
문을 연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변화를 수반하며, 내면을 반영한다.
문이라는 것은 열리게 되어 있으며, 열리기 위해 만들어진다.
그것을 여는 순간 장소를 옮기는 것 뿐만 아니라
결국, 삶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전환의 순간들을 포착한다.